Capped Call 뜻과 미국 전환사채 구조 - 한국 CB와 다른 네 가지

Capped Call은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뀔 때 생기는 희석을 줄이려고 회사가 따로 돈을 내고 사 두는 옵션 계약을 의미한다. 주가가 전환사채의 전환가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다. 상한 가격이 있는데, 그 상한 가격 아래에서 주가가 놀면 전환사채를 상환하더라도 주식이 희석되지 않고, 상한을 넘게 되면 넘는 만큼 주식이 희석되게 된다.

 

Tempus AI(TEM)를 예시로 살펴볼 수 있다.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이 회사 전환사채 잔액이 11억 7,278만 달러인데 현금은 5억 9,961만 달러인 상황인데 어떻게 되는지 한번 살펴보자.

 

공부하다보니 미국 전환사채는 우리나라 전환사채(CB)와 구조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환 조건이 까다롭고, 회사가 사채를 현금으로 갚을지 주식으로 줄지도 고를 수 있다. 전환가가 나중에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도 다르다(리픽싱 조항 없음).

 

미국 전환사채가 한국 CB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Capped Call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Tempus AI의 실제 조건으로 알아보겠다.

 

 

Tempus AI의 전환사채 두 건

예시를 보고가자. 아래는 Tempus AI가 2025년 연차보고서(10-K)와 2026년 2분기 분기보고서(10-Q)에 적어 둔 전환사채의 조건이다.

 

항목 2030년 만기 2032년 만기
발행일 2025년 7월 3일 2026년 5월 12일
발행 규모 7억 5,000만 달러 4억 6,000만 달러
표면금리 연 0.75% 연 0.00%
만기 2030년 7월 15일 2032년 5월 15일
전환가 84.19달러 69.26달러
1,000달러당 전환 주식 11.8778주 14.4388주
Capped Call 상한 111.195달러 98.94달러
Capped Call 비용 4,180만 달러 3,120만 달러

 

같은 날 Tempus AI 주가가 62.21달러였다. 두 건 다 전환가 아래에 있으니 지금은 표면금리 0.75%와 0%짜리 빚으로만 남아 있다.

 

 

Capped Call 뜻과 작동 방식

Capped Call은 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인수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에서 따로 사 오는 옵션 묶음이다. Tempus AI는 두 건에 합쳐 7,300만 달러를 냈고, 회계상 자본잉여금에서 깎았다.

 

이 옵션의 행사가는 전환가와 똑같이 84.19달러로 잡혀있다. 주가가 84.19달러일 때는 받을 돈이 없고, 상한 111.195달러까지 올라가는 만큼 돈을 받게 된다.

 

주가가 110달러가 됐다고 치고 두 전환사채를 비교해보자. 여기서는 회사가 액면을 현금으로 갚고 초과분만 주식으로 주는 방식을 골랐다고 가정한다. 결제 방식을 달리 고르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아래에서 따로 본다.

 

주가 110달러에서 2030년 만기 2032년 만기
채권자에게 갚아야할 총 금액 9억 7,992만 달러 7억 3,060만 달러
그중 액면 금액 (회사가 직접 현금 상환) 7억 5,000만 달러 4억 6,000만 달러
액면 초과분 2억 2,992만 달러 2억 7,060만 달러
Capped Call에서 받는 것 2억 2,992만 달러 1억 9,713만 달러
남는 금액 없음 7,347만 달러
실제 희석 (남는 금액 / 주가) 0주 약 66만 8,000주

 

2030년 만기 사채는 주가 110달러가 상한 111.195달러 바로 아래라 초과분을 Capped Call이 통째로 커버하므로 회사는 액면 7억 5,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갚고 끝내며 주식 희석은 없다.

 

2032년 만기 사채는 상한이 98.94달러라 110달러가 11달러쯤 넘게 된다. 상한 금액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7,347만 달러는 회사가 자기 주식으로 메워야 한다. 주가 110달러로 나누면 약 66만 8,000주다.

 

만약 주가가 끝까지 안 오르면 Capped Call은 그냥 소멸한다. 전환이 일어나야 가치가 있는 계약이라 만기가 행사가 아래에 머물면 7,300만 달러는 회수 없이 사라진다. 보험료만 내고 보험금은 못 받는 셈이다.

 

 

한국 CB와 다른 네 가지

전환에 관문이 있다

한국 전환사채는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되면 주가와 상관없이 언제든 청구할 수 있다. 사모면 대개 발행 1년 뒤부터 전환이 가능하다.

 

그런데 미국은 기간에 더해 조건이 붙는다. Tempus AI의 2030년 만기 사채는 2030년 4월 15일 전까지 아래 셋 중 하나를 만족해야만 전환할 수 있다.

 

  1. 직전 분기의 30거래일 중 20일 이상 종가가 전환가의 130% 이상일 것
  2. 채권 거래가격이 열흘 연속으로 (주가 곱하기 전환비율)의 98% 아래일 것
  3. 회사가 조기상환을 통지했을 것

 

첫째 조건이 흔히 말하는 전환 문턱이다. 전환가 84.19달러의 130%면 109.45달러다. 그러니까 주가가 84.19달러와 109.45달러 사이에 있으면 이익이 나도 전환을 못 한다. 그 구간에서 채권자가 할 수 있는 건 채권을 파는 것뿐이다. 재미있는 점은 전환 문턱이 도달해서 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보통 회사에서 조기상환을 통지하기 전까지는 보통 전환을 안한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 익숙하면 전혀 이해가 안되는데, 이건 미국에서 채권 거래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전환이 되더라도 그냥 채권으로 갖고 있는게 기한이익을 유지할 수 있어서 유리하기 때문에 그냥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만약 현금화가 필요하더라도 주식전환하여 파는것보다 채권 자체로 파는게 더 유리하다고 한다.

 

둘째 조건은 채권값을 기준으로 삼는다. 전환사채가 이론 가치보다 싸게 거래된다는 건 시장이 회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쯤 되면 주식도 멀쩡할 리 없겠지만, 어쨌든 채권자가 주식으로 갈아타 손실을 줄일 길을 열어 주는 장치로 보면 된다.

 

2030년 4월 15일부터는 조건 없이 아무 때나 전환할 수 있다. 만기 석 달 전이다.

 

 

회사가 현금과 주식 중에 고른다

한국 전환사채는 전환을 청구하면 반드시 주식으로 전환해야한다. 조기상환청구권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채권자가 전환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미국은 계약서에 결제 방식을 회사가 고르도록 적어 둔다. 전액 주식, 전액 현금, 액면까지 현금에 초과분만 주식 중에서 회사가 정하게 되어있다. Tempus AI 계약서에도 현금이나 Class A 보통주나 그 조합을 회사 선택으로 준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다. Capped Call은 결제 방식과 상관없이 제 몫을 다 한다. 전액 주식으로 갚아도 회사는 Capped Call 상대방에게서 상한까지의 몫을 그대로 받는다.

 

주가 110달러에서 2030년 만기 사채를 두 방식으로 갚아 보면 이렇다.

 

주가 110달러 전액 주식 액면 현금 + 초과분 주식
채권자에게 주는 주식 890만 8,350주 209만 168주
채권자에게 주는 현금 없음 7억 5,000만 달러
Capped Call에서 받는 주식 209만 223주 209만 223주
순증 주식 681만 8,127주 0주 (반올림 차이만 남는다)
현금 유출 없음 7억 5,000만 달러

 

Capped Call에서 주식을 받는지 현금을 받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계약서에 둘 다 열어 두고 회사가 고르게 되어 있다. Tempus AI가 2026년 5월 13일 8-K에 붙인 Capped Call 확인서(Exhibit 10.1)를 보면 기본값이 주식(Net Share Settlement)이다. 금융기관이 회사에 주식을 넘긴다. 현금이나 혼합을 고르려면 회사가 미공개 중요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증권법 회피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서면으로 진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Capped Call이 돌려주는 209만 주는 양쪽이 같다. 갈리는 것은 액면 7억 5,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낼지 그 값어치의 주식으로 낼지뿐이다. 주가 110달러에서 681만 8,127주가 정확히 7억 5,000만 달러어치이니, 같은 값을 현금으로 내느냐 주식으로 내느냐를 고르는 셈이다.

 

그러니 전액 주식으로 갚는 길도 열려 있다. Tempus AI는 2026년 2분기 분기보고서에 전액 주식으로 갚지 않는 이상 전환 의무의 일부나 전부를 현금으로 치러야 하고 그것이 유동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현금을 아끼려면 주식으로 갚겠다는 뜻으로 본다.

 

전환사채를 볼 때 현금 사정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Tempus AI의 2026년 6월 말 현금은 5억 9,961만 달러인데 2030년 만기 사채 액면만 7억 5,000만 달러다. 지금 곳간으로는 액면을 현금으로 갚을 수 없으니, 만기까지 현금을 못 만들면 주식으로 갚게 되고 희석이 커진다.

 

 

전환가가 내려가지 않는다

한국 전환사채에는 주가가 내리면 전환가도 따라 내리는 리픽싱 조항이 흔하다. 주가가 빠질수록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되니, 주주는 주가 하락과 희석 확대를 동시에 얻어 맞게 된다.

 

미국 전환사채는 그 조항을 붙이지 않는다. 배당이나 주식분할, 합병처럼 주식 자체의 가치가 기계적으로 달라지는 사건에만 전환비율을 조정한다. 주가가 빠졌다는 이유로 전환가를 내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사쪽에 유리한 조항이 많다. Tempus AI는 2028년 7월 20일부터 주가가 전환가의 130% 이상이면 액면 100%에 미지급이자를 얹어 돌려받겠다고 통지할 수 있다. 말이 상환이지 실제로는 전환을 강제하는 장치다. 통지를 받은 채권자는 액면 1,000달러를 받을지 1,300달러 넘는 가치의 주식으로 바꿀지 고르게 되고 당연히 주식을 고르게 되어있다. 회사는 현금을 쓰지 않고 부채를 자본으로 털어내게 된다.

 

 

전환 공시가 건건이 안 나온다

한국은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때마다 공시가 나와서 주식이 언제 얼마나 늘었는지 바로 보이는데, 미국은 개별 전환을 건건이 공시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나온다.

 

  • 발행할 때 8-K. Tempus AI의 2032년 만기 사채는 2026년 5월 13일 8-K로 나왔고 항목이 1.01(중요계약 체결), 1.02(계약 종료), 2.03(금융부채 발생), 3.02(미등록 증권 발행)로 붙어 있다.
  • 분기마다 10-Q와 10-K 주석에 잔액과 전환 내역.
  • 회사가 조기상환을 통지하면 그때 8-K.
  • 전환으로 어느 보유자의 지분이 5%를 넘으면 그 사람이 13D나 13G를 제출.

 

그래서 실시간으로는 못 보고 분기마다 잔액이 줄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시 원문을 직접 받는 방법은 SEC EDGAR API 사용법 글에 정리해 두었고, 국내 공시를 같은 방식으로 받는 법은 OpenDART API 사용법에 있다.

 

 

그래서 무엇을 보면 되나

전환사채가 있는 미국 기업을 만나면 순서대로 이것들을 확인한다.

 

  1. 전환가가 지금 주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나. 전환가의 130%인 전환 문턱까지는 얼마나 올라야 하나.
  2. 다 전환되면 주식이 몇 주 늘고 그게 지금 주식 수의 몇 %인가. Tempus AI는 두 건 합쳐 1,555만 주이고 희석주식수 1억 8,240만 주의 8.5%다.
  3. Capped Call을 샀나. 상한이 얼마인가. 주가가 그 위로 가면 초과분은 주식으로 희석되게 된다.
  4. 만기에 액면을 현금으로 갚을 수 있나. 현금이 모자라면 주식으로 갚게 되고 그만큼 희석이 커진다. 현금과 영업현금흐름을 같이 본다.
  5. 회사 콜 조건이 언제부터인가. 그 시점이 실제 희석이 일어나는 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상장사가 주식을 늘려 돈을 만드는 다른 방법으로는 ATM Offering이 있다. 그쪽은 주식 ATM 뜻에 정리해 두었다.

 

 

3줄 요약

  • Capped Call은 전환사채 희석을 줄이려고 회사가 따로 돈 주고 사는 옵션이고, 전환가부터 상한까지의 구간만 덮는다. Tempus AI는 두 건에 7,300만 달러를 냈고 상한은 각각 111.195달러와 98.94달러다.
  • 미국 전환사채는 한국 CB와 달리 전환에 주가 조건이 붙고(전환가의 130%), 회사가 현금과 주식 중 결제 방식을 고르며, 주가가 빠져도 전환가가 내려가지 않고, 전환이 건건이 공시되지 않는다. 결제 방식을 무엇으로 고르든 Capped Call이 덮는 몫은 같다.
  • 전환사채를 볼 때는 전환가와 주가의 거리, 다 전환됐을 때 늘어나는 주식 비중, Capped Call 상한, 만기에 액면을 갚을 현금이 있는지 다섯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