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센스 관계사 케어메디의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 (Carelevo) 품목 허가 승인 - 이오플로우 사태를 돌아보며
자가혈당측정기 및 연속혈당측정기 회사인 아이센스는 인슐린 펌프를 개발하고 있는 케어메디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슐린 펌프에 아이센스가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인슐린 펌프에 연속혈당측정기를 더하면 인공췌장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케어메디의 인슐린 펌프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고, 이로 인해 아이센스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 소식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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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추가 - 유한양행 이오플로우 SI 투자 고려
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추가된 이슈를 추가해본다.
최근 이오플로우 주가가 바닥권에서 조금씩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다. 유한양행이 이오플로우에 SI 투자를 고려한다는 소식에 알음알음 이전에 퍼졌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오늘 뉴스 기사를 터뜨리면서 셀온하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이 투자한다는 것이 정말 사실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 하한가 가까이 주가가 밀린 것을 보면 이오플로우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번의 이슈로 한번 이오플로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단부 기술한 인슐렛과 이오플로우의 쟁점에서 인슐렛도 인정했듯, 펌프의 actuator는 분명히 다르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다른 부분만 잘 수정해서 낼 수 있다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오플로우 입장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펌프가 다르기 때문에 저런 부차적인 부품들은 괜찮지 않나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새로 제품을 만들어서 허가 신청을 하는지 등을 잘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이 글로 검색유입대비 직접유입이 크게 늘었는데 혹시 어디 링크 돌았나요?
링크 걸린 글 아시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인슐린 펌프란?
인슐린 펌프란, 당뇨 환자의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게 해주는 기계를 의미한다. 기존에 인슐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적게는 하루 한번, 많게는 하루 4-5번까지도 인슐린을 맞아야했다. 인슐린은 호르몬이므로 단백질로 이루어져있어 먹어서는 효과가 없고 반드시 주사로 맞아야했다. 인슐린 펌프는 기계로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넣어주기 때문에 번거롭게 주사기를 꺼낼 필요도 없고, 매번 통증을 느낄 필요도 없다.
인슐린 펌프에는 혈당 측정기가 없으므로 혈당 측정은 따로 해야하는데, 아이센스의 케어센스와 같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고 있다고 하면, 혈당 측정도 매번 바늘로 찌를 필요가 없어 편리해진다.
궁극적으로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프로그램으로 연결하게 되면 인공 췌장이 완성된다. 연속으로 측정한 혈당에 따라 적절한 만큼의 인슐린을 자동적으로 투약하므로써 완벽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게 된다.
상용화된 제품
인슐렛
인슐렛은 2000년도 메사추세츠에서 설립된 회사이다. 당뇨병에 걸린 아들이 인슐린 주사를 맞는 방식에 불만이 있던 그는 5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인슐렛 옴니팟을 2005년도에 출시하게 된다. 그 이후로 인슐렛은 수백만 달러의 연구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계를 발전시켰고, 현재는 인슐렛 옴니팟 5세대까지 나와있는 상태이다.
이오플로우
국내에서도 이오플로우가 인슐린 펌프를 개발하였다. 이 것 덕분에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를 인수하기로 하였으며, 주가도 크게 상승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3년 10월 6일 미국에서 가처분 신청(미국식으로는 예비적 금지 명령, Preliminary Injunction)을 당했다. 이오플로우의 제품이 인슐렛의 영업비밀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로 메드트로닉의 인수는 무산되었고, 주가는 급락하였다.
인슐렛 vs. 이오플로우 쟁점
케어메디의 제품을 살펴보기 전에 이오플로우가 어떤 것 때문에 인슐렛에게 고발당했는지를 보도록 하자.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1145197/000114519723000055/podd-2023x08x08ex991.htm
판결문에 따르면 인슐렛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제품을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얼마 되지 않은 투자로 개발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오플로우는 2011년 설립되었는데, 2016년까지 개발한 제품을 보면 인슐렛 제품과는 전혀 비슷한 부분이 없었다.
- 2016년 인슐렛의 이사진과 연구원을 초빙하고, 인슐렛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인슐렛 제품과 유사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2년만에 갑자기 인슐린 펌프를 개발해냈다.
- 인슐렛과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는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하다.
- 외관
- a pivoting, two-arm “walking man” hook;
- two ratchet gear wheels each having fifty teeth and driven by the “walking man” hook;
- a tube nut within the ratchet gear wheels;
- a spring clutch mechanism;
- an oval reservoir shape with a single O-ring;
- a leadscrew driven by the tube nut and fixed to a plunger; a rod on the plunger;
- two hook switch cups; spring contacts on the circuit board and ground spring contacts;
- rotational sensors;
- a “nail head” seal on the cannula;
- use of a needle cap vent;
- a piezoelectric kill break on the circuit board;
- the particular adhesive pad weld configuration
다행히 펌프의 actuator는 다르다고 한다
- 이오패치: 전기삼투펌프
- 인슐렛: 형상기억합금 철사
케어메디의 케어레보 (Carelevo)는?
케어레보는 인슐렛의 지적재산권에서 자유로울까?
케어레보 기본 정보
추가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 우선 의료기기안심책방의 의료기기통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하였다.
https://emedi.mfds.go.kr/search/data/MNU20237#item
여기에서 케어레보를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케어메디가 의뢰해서 아이센스 송도공장에서 만들었다.
제품은 약물을 주입하는 펌프, 펌프를 컨트롤하기 위한 App(CareLevo App), 펌프에 약물을 채우기 위한 주사기로 구성되어 있다.
패치 사용 시간은 최대 96시간이며, CareLevo App에서는 덱스콤 G6로 측정한 혈당 정보를 보여줄수도 있다고 한다.
(왜 아이센스의 케어센스가 아닌가..)
모양은 위와 같다.
비슷한가?
크기는 이정도라고 한다. 용량은 3mL
Omnipod는 52mm x 39mm x 14mm, 무게는 26g, 용량은 2mL이라고 한다.
부품 외형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인슐렛의 제품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지 알기가 어려우나,
최근에 이오플로우가 인슐렛한테 맞는 모습을 봤는데 같은 실수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인공췌장의 첫발 - 큐어스트림 MOU
한편, 큐어스트림이 아이센스와 AI 기반 자동 인슐린 주입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큐어스트림은 인슐린 펌프 및 AI 기반 인슐린 결정 알고리즘 개발 회사이다. 아이센스, 케어메디, 큐어스트림 이 세 회사가 합작하여 인공췌장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센스가 연속 혈당 측정을 하면 큐어스트림의 AI 기반 인슐린 결정 알고리즘이 적절한 인슐린 용량을 결정하여 케어메디의 인슐린 펌프로 전달하는 시스템일 것이다.
의의
아이센스가 인공췌장을 개발하려면 넘어야할 산이 몇 가지 있다.
1. 우선 자사의 케어센스 에어가 프리스타일 리브레나 덱스컴의 성능과 유사 혹은 월등하다는 것을 입증해야한다. 지금까지 봐서는 케어센스 에어가 프리스타일 리브레나 덱스컴의 초기 모델의 성능은 충분히 따라온 것 같다. 하지만 최신 모델만큼의 성능은 아닌 것 같다. 이 것은 케어센스 에어 2가 나올 때 쯤이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케어메디의 인슐린 펌프 개발. 개발 후에는 성능도 입증해야하고, 인슐렛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도 입증해야한다. 이 것을 입증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3. 실시간 혈당 데이터에 따라 인슐린 주입 용량을 결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개발. 이것은 요즘과 같은 AI 시대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센스가 넘어야할 산에서 2번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는 케어메디가 인슐린 펌프를 개발한다는 소식만 있었지, 이렇게 개발해서 품목허가까지 되었으니 큰 산 하나는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성능 입증 및 인슐렛의 지적재산권 관련 문제가 복병처럼 있을 수 있지만, 품목허가라는 큰 산을 하나 넘은 것만으로도 꽤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당뇨병 인슐린 주사치료 시장
가장 최근에 나온 2022 대한민국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고,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꽤 조절이 안되는 사람이 많다
대략 당화혈색소가 9.0을 넘으면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당뇨환자 중 인슐린을 투약하는 환자는 이 중 8.4%이다.
이런 환자들이 나중에 인공췌장의 수혜 대상자가 된다.
우리나라에 아이센스 외에 다른 플레이어가 없으며,
해외에서도 인슐렛의 옴니팟을 제외하면 이런 형태의 인공췌장은 현재 없으므로
인공췌장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은 아이센스의 미래가 기대된다.